<에너미 오브 스테이트>
Enemy of the state, 1998
* 우연히 얻은 비디오테잎으로 인해 도망자 신세가 된 변호사 딘이 브릴이라는 남자를 만나 숨겨진 음모를 파헤쳐나가는 이야기.
* 필자는 이 영화를 분명 통쾌한 액션 영화라고 이름지었는데, 아마 초중반부를 보면 의문이 들 지 모른다. 하지만 진짜배기 통쾌함은 후반부에 포텐을 터트리니 꼭 끝까지 보기를 추천한다.
* 이 영화는 여느 액션영화처럼 일이 척척 진행되지 않는다. 윌 스미스가 맡은 딘은 영화 내내 되는 일이 하나 없는 인물.
쉽게 조력자로 돌아설 줄 알았던 브릴은 본인에 대한 경계를 쉽게 놓지 않고, 다 제거했다고 생각했던 위치추적장치는 끝까지 붙어있다. 순수 동업자라 생각했던 전여친 레이첼은 급고백후 주검으로 발견되고, 잠깐 걸었던 전화에는 브릴의 건물이 통채로 날아간다.
내맘대로 뽑은 명장면 #1.
"그 놈이 레이첼이란 여자에게 약한 것은 분명해. 부인이나 부모, 도박벽이나 어떤 포르노 비디오를 빌려보는가 등등 필요한 모든 정보를 수집한다."
* 레이놀즈가 딘을 공격할 모든 정보들을 수집할 것을 명령하는 장면.
* 저걸 다 어떻게 알아? 싶겠지만 그가 수집할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없다. 일상 대화와 휴대전화 도청은 물론, 딘이 입은 옷과 신발, 시계에 장착한 6개의 위치추적장치, 인공위성과 헬리콥터, 이 모든 것을 감시하고 있는 직원들까지 모든 것을 동원했기 때문. (국장도 아니고 부국장도 아닌, 보안국 간부의 위상이 이 정도인가 살짝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영화의 전개를 위해 눈감아주도록 하자.)
* 레이놀즈가 통과시키고자 하는 법안은 '원격 통신 보안법'. 테러리스트를 미리 색출해낸다는 목적 하에 모든 사람들을 감시하겠다는 법안이다. 영화는 이 법안의 부작용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.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없는 삶은 끔찍하다.
레이놀즈 본인조차 그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, 내연녀와의 밀회가 생중계되는 장면에서 그렇다 볼 수 있겠다.
내맘대로 뽑은 명장면#2.
* 샤워가운만 걸친 채 달리는 딘과, 첨단장치를 동원한 레이놀즈 일당의 숨막히는 추격신
* 딘은 옷을 벗어 위치추적장치를 모조리 떼어냈지만,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인공위성의 추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. '원격 통신 보안법'이 통과된다면 어떤 미래가 닥쳐올지를 세세하게 드러내는 장면.
내맘대로 뽑은 명장면#3.
* 딘의 기지로 레이놀즈 일당과 마피아 일당이 대치하는 장면. (포인트는 서로 같은 테잎을 원하는 줄 알고있다는 사실)
* 앞에 마피아들이 대체 왜 등장하는지 궁금했었다. 단순히 딘의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이겠거니 했는데, 꼬이고 꼬여버린 일을 이런 식으로 풀 줄이야. 마피아들을 감시하고 있던 FBI도 함께 장단을 맞춰주니, 호쾌하고 천재적인 해결법이다. 토니 스콧 감독과 데이빗 마코니 작가의 역량은 이런 데서 발휘되는가보다.
*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관객들은 막힌 속이 뻥 뚫리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. (나만 그럴수도) 끝까지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는 레이놀즈와 마피아 일당의 바보스러움을 비웃는 일은 세상 통쾌하다. 총격신이 그렇게 유쾌할 수 있다니.
여담>
+ 진 핵크만이 맡은 브릴에 대해서는 장면을 할애하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. 츤데레 같은 면모를 풍기는 브릴 할배는 딘을 조력하며 중반부부터 사건의 해결사로 나선다. 특히 레이놀즈에게 한 방 먹일 때는 정말 멋있다. 물론, 철저하게 세운 그의 계획도 결국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 함정. (되는 것이 없는 둘은 천생연분)
+ 소모적으로 희생된 레이첼의 캐릭터가 못내 아쉽다. 히로인이라 생각했었는데, 이렇게 그냥 죽여버리는 것은 아니지 싶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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